프로그래밍은 원래 제 취미였습니다. 대학 시절 어느 시점엔가 슬그머니 직업이 되었고, 그 뒤로 몇 년째 “좋아하던 일이 일이 되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를 관찰해 온 셈입니다. 요즘 취미는 사진인데, 가끔 “프린트를 팔아 보라"거나 “부업으로 촬영을 해 보라"는 말을 듣습니다. 매번 거절하고 있고요. 이 글은 대략 그 이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평생 하루도 일하지 않는 것과 같다"는 격언이 있죠. 마음은 알겠는데, 저는 반대라고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일을 돈 때문에 하면, 그 일이 일처럼 느껴지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취미가 주는 것#
취미의 가치는 대부분 “없는 것"에 있습니다. 마감이 없고, 클라이언트가 없고, 할당량이 없습니다. 저는 제 속도로, 찍고 싶은 것만 찍습니다. 주말 내내 찍은 사진이 전부 그저 그래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아요. 대부분의 경우 저조차도요. 즐거움은 과정 안에 있고, 월세는 거기에 하나도 걸려 있지 않습니다. 이 “판돈 없음"이야말로 솔직한 탐색을 가능하게 해 주는 조건입니다.
돈이 바꾸는 것#
취미가 수입이 되는 순간 조건이 바뀝니다. 먼저 마감과 클라이언트의 요구가 도착합니다. 다음은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라는 압박이죠. 누군가 돈을 내는 이상 컨디션 안 좋은 달은 허용되지 않으니까요. 그다음엔 시장이 작업물 자체를 손보기 시작합니다. 팔리는 쪽으로 조금씩 흘러가게 되는데, 그건 처음에 나를 끌어당겼던 것과 같은 경우가 드뭅니다. 비평과의 관계도 달라집니다. 취미 작업에 달린 혹독한 댓글은 하룻저녁 쓰리고 말지만, 생계에 달린 혹독한 댓글은 꽤 오래 따라다닙니다.
그렇다고 프로가 되는 게 잘못이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다만 좋아했던 취미와 그것이 변한 직업은, 밖에서 보기엔 똑같아 보여도 서로 다른 활동이라는 것뿐입니다.
재미를 남겨 두는 법#
저는 지금도 재미로 코드를 씁니다. 요령은 취미 코드에는 직업적인 조건을 하나도 붙이지 않는 것입니다. 아무도 돈을 안 냈으니 사이드 프로젝트를 반쯤 만들다 던져도 죄책감이 없죠. 그리고 회사 일로서의 프로그래밍이 팍팍해질 때, 왜 시작했는지 떠올리게 해 주는 건 대개 그 쓸데없는 개인 프로젝트 쪽입니다. 한편 사진은 선 저쪽에 단단히 놓아두고 있습니다. 한 푼도 벌지 않고, 아무 의무도 없다는 것. 그게 바로 가치입니다. 세월이 지나 관심사가 옮겨 가면 옮겨 가게 두세요. 직업이 된 취미가 유일한 취미로 남아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러니까, 좋아하는 일을 생업으로 만들 수는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그렇게 했고, 저도 후회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일이 생활비까지 벌어 주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좋아함"을 지키는 것 자체가 작은 일거리가 된다는 것. 그건 알고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