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엔지니어링 매니저가 되면서 채용하는 쪽 자리에 앉는 일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그러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후보자에게 이력서를 자유롭게 설명하게 하는 것만으로는 알 수 있는 게 거의 없다는 겁니다. 이력서를 보면 “무엇을 했는지"는 알 수 있죠. 하지만 “어떻게 일하는 사람인지"는 좀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그 간극을 메우는 데 제일 도움이 된 도구가 STAR 포맷 기반의 행동 면접입니다. STAR는 Situation(상황), Task(과제), Action(행동), Result(결과)의 약자로, 후보자에게 실제 겪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 네 가지를 차례로 짚어가는 방식입니다. 딱 봐도 HR 교육 자료 냄새가 나고, 실제로도 그렇습니다만, 구체성을 강제한다는 게 이 틀의 힘입니다. 시그널은 결국 구체적인 디테일 안에 있으니까요.
좋은 답변의 모양#
“복잡한 버그를 해결했던 경험을 말씀해 주세요” 같은 질문을 예로 들면, 듣고 싶은 건 이렇습니다. 당시 상황(무슨 일이 있었고 왜 중요했는지), 후보자 본인이 맡았던 과제, 실제로 한 행동(“우리가"가 아니라 “제가”), 그리고 결과. 숫자가 붙어 있으면 더 좋습니다.
강한 답변은 대략 이런 느낌입니다(기술 부채 사례):
“배포 파이프라인이 45분씩 걸렸고, 불안정한 테스트 때문에 개발자들이 빌드를 여러 번 다시 돌려야 했습니다. 한 달치 손실 시간을 집계해 보니 1인당 약 15시간이더군요. 이 데이터를 경영진에 보여주고, 테스트 병렬화와 가장 불안정한 테스트 수정에 2개 스프린트를 투자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그 결과 배포 시간은 12분으로 줄었고, 배포 빈도는 두 배가 됐습니다.”
상황, 과제, 행동, 결과가 다섯 문장 안에 다 들어 있고, 본인의 기여가 뭔지도 분명합니다. “파이프라인이 느려서 고쳤습니다"라는 답변 옆에 놓고 보면, 이 틀이 왜 쓸모 있는지 바로 보이죠.
자주 꺼내 쓰는 질문들#
모든 걸 다 확인하려 하기보다, 지금 팀에 필요한 역량을 중심으로 질문을 정리해 둡니다:
| 역량 | 질문 |
|---|---|
| 문제 해결 | “압박 속에서 프로덕션 이슈를 디버깅한 경험을 말씀해 주세요.” |
| 협업 | “까다로운 이해관계자와 일해야 했던 프로젝트를 설명해 주세요.” |
| 기술 리더십 | “직접적인 권한 없이 기술적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 경험을 말씀해 주세요.” |
| 학습 민첩성 | “익숙하지 않은 기술을 빠르게 익혀야 했던 때를 설명해 주세요.” |
| 오너십 | “본인이 만든 것이 실패했던 경험을 말씀해 주세요. 그때 어떻게 하셨나요?” |
마지막 질문을 제일 좋아합니다. 실패를 어떻게 이야기하는지가 성공담 세 개보다 많은 걸 알려주고, 미리 대본을 준비하기도 어려운 질문이거든요.
면접의 본게임은 후속 질문#
후보자가 처음부터 STAR 흐름대로 완벽하게 답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후속 질문이야말로 면접의 본게임이니까요. “성능을 개선했습니다"라고 하면 얼마나, 어떻게 측정했는지 물어봅니다. 계속 “우리"라고만 하면 본인은 정확히 뭘 했는지 물어봅니다. 이야기가 이상하리만치 깔끔하게 마무리되면, 다음에 같은 상황이 오면 뭘 다르게 할 건지 물어보고요.
시간이 꽤 걸려서 배운 교훈이 하나 더 있습니다. 모든 후보자에게 같은 질문을 하고, 단순한 기준표로 채점하는 겁니다. 기계적으로 느껴지긴 하지만, 공정하게 비교할 방법은 이것뿐입니다. 안 그러면 결국 가장 최근에 이야기한 사람의 인상에 끌려가게 되더군요.
물론 이걸로 기술 평가가 필요 없어지는 건 아닙니다. 실제로 뭔가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인지는 따로 확인해야 하죠. 다만 가정형 질문은 말로 넘어갈 수 있어도, 과거의 행동은 꾸며내기 어렵습니다. 1년 가까이 면접을 진행해 보니, 잘 다듬어진 “장단점” 답변보다 꼼꼼히 파고든 실제 이야기가 훨씬 믿을 만하다는 걸 느낍니다.
참고 자료#
이 사이트의 관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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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지니어링 매니지먼트와 팀 다이나믹스 — 팀에 어떻게 녹아들지를 보고 채용하기
- 스타트업 인턴십의 장점 — 주니어 후보자를 평가할 때 참고할 만한 맥락
- 회고: 피드백 루프의 힘 — 같은 회고 습관을 면접 프로세스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외부 리소스:
- The STAR Method: The Secret to Acing Your Next Job Interview — The Muse의 후보자용 가이드
- Google re:Work: Structured Interviewing — 구조화 면접의 근거가 되는 연구
- First Round Review: 40 Favorite Interview Questions — 질문 아이디어 훔쳐오기 좋은 글
- Joel Spolsky: The Guerrilla Guide to Interviewing — 지금 읽어도 유효한 고전

